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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3 : 세 번째 방
3) 종이를 불에 태우고 칼을 숨긴다.
“뭐, 뭐야?”
갑작스러운 불길에 제피가 놀란 듯 소리친다. 롤란은 그저 묵묵히 종이를 태우곤 좁은 길목을 빠져나와 그녀를 마주 보았다. 둘 중 아무도 이곳에서 죽어서는 안 된다. 설령 이 곳이 누가 만들어낸 공간인지 몰라도.
“뭐 하는 거야, 롤란.”
“... 불태워야 나갈 수 있대.”
“오... 오.”
둘은 나란히 방 한구석에 등을 대고 앉았다. 문을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제피가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그를 바라보았지만 이미 재가 된 종이 따위에서 무엇을 알아낼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롤란은 천천히 숨을 골랐다. 이 던전에서 나갈 방법을 차갑게 고심했다.
“문을, 열자, 제피.”
“음, 우리가?”
“... 그래.”
그래, 뭐 해보자. 그래. 두 사람은 문에게 다가가 틈 사이로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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