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퍼리스가 서서히 좁은 길로 들어가 종이를 들추었다. 그 아름다운 얼굴이 순간 움찔하며 구겨졌다. 뒤에서 잠자코 바라보던 롤란은 그저 그 뒤를 빤히 바라보는 것이었다. 몇 번이고, 몇십 번이고 바라보았던 그 뒷모습을.

 

이윽고 제퍼리스가 손에 종이를 쥔 채로 팔랑이며 나왔다. 그녀가 펼친 종이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있었다.

 

- 세 번째 방 ; 희생

둘 중에 한 명이 이 단도에 죽어야만 나갈 수 있습니다.

 

종이를 읽으며 머리가 새하얘질 거만 같았다. 그녀와 나. 둘 중 하나만이 이곳에서 나갈 수 있는 거라면... 다짐이야 처음 심장의 떨림을 느꼈던 날부터 기꺼이 해왔던 것이었지만 종이 뒤편에 붙어있는 날붙이를 보니 진정되지 않는 것이었다. 롤란은 자신이 손을 떨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시야가 흐려졌다, 이내 현실인 것을 믿기 힘든 듯 점멸했다. 그러나, 지독하게도 현실이었다.

 

“... 이게 진짜일까.”

“뭐, 그렇지. 여기 단도도 붙어있던걸.”

 

제피가 종이 뒤에 붙어있던 단도를 꺼냈다.

 

아래 선택지 중 player ‘롤란’이 취할 행동을 고르시오. 해당 답변은 스토리 진행과 엔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